지인 둘이 여름휴가로 유럽 여행을 간다면 자랑하네요. 그런데, 8월 유럽 여행으로 이탈리아로 간답니다. 그 더운 여름에. 한국의 여름보다 더 더운 유럽으로 가네요. 한국은 실내가 시원하기라도 하지 남유럽은 기대하지 마십시오.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8월이면 찌는 듯한 더위로 여행객들을 지치게 하는 걸 모르나봅니다.
여름에 유럽 전체가 더운 건 아닙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땀을 흘리며 관광하는 대신,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 속에서 유럽 여행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더위를 피해 떠나기 여름휴가 유럽 여행 추천지로 시원한 유럽 도시 TOP5를 소개합니다.
1.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Edinburgh, Scotland)
개인적으로 여름휴가 유럽 여행으로 가장 좋았던 도시 1위로 에든버러를 꼽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때는 7월이었는데요. 하이랜드 투어 도중에는 잠바를 입어도 강한 바람에 몸을 움츠릴 정도로 쌀쌀했습니다. 지중해 국가의 무더운 여름과는 전혀 다른 날씨죠.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는 8월에도 평균 기온이 20°C이하라 서늘하고 쾌적해 여름휴가지로 강력히 추천할 만합니다. 특히 하이랜드 지역으로 투어를 떠날 예정이라면 가벼운 방풍 재킷은 필수입니다.
에든버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카메라를 손에서 놓기 힘들 거예요. 도시의 중심에 있는 에든버러 성과 로열 마일(Royal Mile)을 중심으로 중세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있어 정말 외국에 온 기분이 납니다. 그래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진을 찍고 싶어지게 하는데요.
특히 에든버러 성은 스코틀랜드 역사를 품은 도시의 상징으로, 성벽 위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닮아 실제인지, 그림인지 햇갈릴 정도. 그리고, 로열 마일을 따라 걷다 보면 고풍스러운 건물들, 기념품 가게, 전통 펍이 즐비하고, 해리포터의 배경이 된 장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게다가 8월은 에든버러가 가장 활기로 가득한 시기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이 열리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이 됩니다.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는 예술을 사랑하는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에든버러에도 런던처럼 수많은 갤러리와 박물관이 있고, 대부분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문화 예술 애호가에게 특히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또한 아서스 시트(Arthur’s Seat)에 올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거나, 칼튼 힐(Calton Hill)에서 낭만적인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간혹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비 오는 날의 에든버러는 또 다른 운치와 정취가 있어 그 자체로 즐길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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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Reykjavík, Iceland)
여름휴가 유럽 여행지로 추천하는 두 번째 국가는 아이슬란드입니다. 8월에도 평균 기온이 10~15°C 정도로 선선하고, 여름철 무더위와는 거리가 먼 청량한 기후를 가졌습니다. 특히 수도 레이캬비크는 아이슬란드 최대 도시이자 문화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매력적인 여행지인데요.
레이캬비크는 형형색색의 건물들과 세련된 카페, 감각적인 갤러리와 박물관이 어우러져 현대적인 도시의 매력도 있지만, 어디서든 눈에 띄는 드넓은 자연과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순수한 풍경도 있습니다. 도시의 상징인 하르파 콘서트홀(Harpa Concert Hall)은 유리로 된 독특한 외관과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하며, 올드 하버(Old Harbour) 주변은 산책하며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아이슬란드 특유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자연을 볼 수 있습니다. 빙하와 온천, 폭포가 어우러진 대자연은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의 경험이 되는데요. 대표적인 골든 서클(Golden Circle) 투어는 게이시르 간헐천, 굴포스 폭포, 싱벨리어 국립공원 등 아이슬란드의 핵심 명소를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인기 코스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블루 라군(Blue Lagoon)에서 따뜻한 지열 온천을 즐기며 피로를 풀고, 맑은 날 밤하늘을 바라보며 오로라를 기다리는 순간은 아이슬란드 여행의 백미입니다. 8월은 오로라 시즌이 막 시작되는 시기로, 운이 좋다면 여름밤에도 신비로운 북극광(Aurora Borealis)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가가 높은 것이 단점이지만, 레이캬비크는 현대 도시와 한국과 다른 자연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름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3. 노르웨이, 베르겐 (Bergen, Norway)
베르겐은 영화 ‘겨울왕국’의 배경 도시라고 들어보셨죠? 노르웨이 서부 해안에 위치한 베르겐은 8월 평균 기온이 12~18°C로 선선하고 기후가 쾌적합니다. 저는 8월 말에 갔었는데요. 늘 긴 소매 남방과 잠바를 입고 다닌 기억이 납니다. 습도가 낮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야외 활동하기 좋았습니다.
베르겐은 항구 도시인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브뤼겐(Bryggen)으로 유명합니다. 알록달록한 목조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데요.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세 한자동맹 시절의 무역 중심지였던 이곳의 역사를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베르겐 시내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플뢰엔 산(Mount Fløyen)으로 가세요. 푸니쿨라(Fløibanen)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면, 도시와 주변 피오르드가 어우러진 장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해 질 무렵의 풍경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베르겐은 노르웨이 피오르드 여행의 시작점이기도 한데요. 저도 오슬로에서 기차를 타고 베르겐에 도착해, 피오르드 크루즈를 타기 위해 이 도시에서 며칠 머물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피오르드 중 하나인 송네 피오르드(Sognefjord), 그리고 사과 재배지로도 유명한 하당게르 피오르드(Hardangerfjord)를 유람선으로 둘러보며, 거대한 절벽과 청정한 자연의 감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맑은 공기 속에서 즐기는 하이킹, 항구에서 맛보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 또한 베르겐 여행에서 꼭 경험해보세요. 비가 자주 오는 도시로도 유명한 만큼, 제가 머무는 동안에도 비가 내렸는데요. 8월에도 비가 내리면 조금 춥지만 운치가 있어 여행의 감성과 힐링의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여름휴가 유럽 여행지로 딱이죠?
4. 에스토니아, 탈린 (Tallinn, Estonia)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도 8월 평균 기온이 15~20°C로 선선합니다. 따라서, 여름철에도 쾌적한 날씨 속에서 여행을 즐기기 좋은 도시인데요. 특히 중세의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시가지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탈린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자갈길, 중세 성벽, 고딕 양식의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줍니다. 토옴페아 언덕(Toompea Hill)에 오르면 붉은 지붕이 이어지는 시내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과 돔 성당(Dome Church)은 탈린의 역사와 건축미를 대표하는 명소로 꼽힙니다.
탈린은 중세적인 매력만 있는 곳은 아닙니다. 현대적인 감각과 예술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도시를 느낄 수 있는데요. 활기 넘치는 레스토랑과 한국과 다른 감각의 카페, 독창적인 디자인 숍들이 많고, 카드리오르그 공원(Kadriorg Park)과 궁전은 여유로운 산책과 휴식을 즐기며 힐링하기에 딱 좋은 장소예요.
게다가 여름철에는 다양한 야외 공연과 문화 축제가 열려 도시 전체가 활기가 가득해집니다. 날씨도 시원한데 이런 볼거리가 있어 여름휴가 유럽 여행 추천지로 꼽았는데요. 탈린의 또다른 장점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덕분에, 페리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물가도 탈린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니, 합리적인 예산으로도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5. 폴란드, 크라쿠프 (Kraków, Poland)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는 8월 평균 기온이 18~24°C로, 위의 도시들보다는 기온이 조금 더 높지만 여전히 남유럽에 비해 덜 덥고 기후가 쾌적합니다. 크라쿠프 또한 중세의 아름다움과 깊은 역사, 여기에 합리적인 물가까지 더해져 가성비 뛰어난 여름휴가 유럽여행 도시로 추천하는데요.
크라쿠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입니다. 특히 중앙 시장 광장(Main Market Square)은 유럽에서 가장 큰 중세 광장 중 하나로,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 직물 회관(Sukiennice), 성모 마리아 대성당(St. Mary’s Basilica) 등 인상적인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성당에서는 매 시각 정각에 울려 퍼지는 헤이날(Hejnał) 나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직물 회관에서는 전통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구경하고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구시가지 남쪽의 바벨 성(Wawel Castle)과 대성당은 폴란드 왕들의 거처였는데요. 폴란드의 역사를 상징하는 장소로, 화려한 건축과 함께 중세 왕국의 흔적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카지미에시 유대인 지구(Kazimierz Jewish Quarter)는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박물관과 기념관 주위에 개성 있는 카페, 갤러리, 빈티지 숍들이 있어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크라쿠프는 폴란드의 문화 예술 중심지로도 꼽힙니다. 다양한 박물관, 미술관, 극장이 도심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예술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딱인데요.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맛있는 폴란드 전통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피에로기(Pierogi)나 졸프(Żurek) 같은 전통 요리는 꼭 맛보세요.
근교 여행으로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박물관이나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Wieliczka Salt Mine) 등 있어 교육적이고 깊이 있는(무게 있는)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시원한 유럽으로!
덥고 지치는 여름, 이번 여름휴가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뜨거운 관광지로 가세요? 여름휴가 유럽 여행은 선선한 기후의 도시에서 아름다은 풍경과 문화까지 살아 숨 쉬는 유럽의 보석 같은 도시들을 여행해보는 건 어떠세요?
에든버러의 고풍스러움, 레이캬비크의 청량한 자연, 베르겐의 피오르드, 탈린의 중세 감성, 크라쿠프의 역사와 감동. 이 다섯 도시 모두 쾌적한 날씨와 깊이 있는 여행 경험을 선사할 완벽한 여름 휴가지입니다.
저는 어제 7월 항공권을 예매했는데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날짜를 잘 맞추면 금액이 낮은 날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항공권과 숙소를 미리 알아보면 합리적인 예산으로 알찬 여름휴가를 준비할 수 있으니 이번 여름에는 더운 한국을 떠나 유럽의 시원한 도시로 여행을 계획해보세요!